정부가 상속세 체계를 75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기존에는 전체 유산 규모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을 취해왔지만, 앞으로는 상속인 각자의 실제 수령액에 따라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이 도입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바뀌는 상속세 구조가 의미하는 바와 그 영향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존 상속세 구조 vs 새 구조의 핵심 차이
현행 상속세는 유산 전체 금액에서 일정 공제를 한 뒤 과세표준을 산정하고, 이에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상속재산이 20억 원이고, 이를 배우자와 자녀 2명이 법정 상속 비율대로 나눌 경우, 기초공제·일괄공제·배우자공제를 합쳐 총 13억5700만 원을 공제받고, 나머지 6억4300만 원에 대해 약 1억3290만 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개편된 ‘유산취득세’ 체계에서는 공제가 상속인 개개인에게 적용됩니다. 배우자는 최대 10억 원, 자녀는 각자 5억 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어, 같은 사례에서 총세액이 0원이 되는 구조도 가능합니다.
다자녀 가구에 유리한 구조, 중산층 부담 완화
이번 개편의 핵심은 바로 ‘누가, 얼마나 상속받았는가’에 과세의 초점을 맞췄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다자녀 가구일수록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가 됩니다.
30억 원을 상속받는 경우를 가정하면, 기존에는 일괄공제 5억 원, 배우자 공제 10억 원 등 총 15억 원이 공제되고 나머지 15억 원에 대해 4억4000만 원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개편안 적용 시 자녀 각각이 5억 원씩 공제를 받아 총 상속세는 약 1억8000만 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듭니다.
정부는 이처럼 과세 형평성을 높이면서도, 실제 수령액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 중산층과 실수요 가정의 세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입니다.
정치권 논의와 남은 과제
이번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2025년 5월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국회 통과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여당은 제도 개편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일부 야당은 유산취득세 방식에 대해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책적 효과 외에도 조세 형평성, 부의 이전과 축적 문제, 고령화 사회에서의 자산 이전 방식 등 복합적인 사회경제적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맺음말
이번 개편안은 단순히 계산법이 바뀌는 수준을 넘어, 상속에 대한 국가의 과세 철학이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전체 유산 기준’에서 ‘실제 수령 기준’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면서, 상속에 대한 인식과 계획 방식도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것 이상으로,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자산 이전 체계가 정착될 수 있을지,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후속 논의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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