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의 홈플러스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홈플러스의 최근 몇 년간 매출 증가율이 경쟁사보다 높아 경영 실패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유통업계와 금융권에서는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된 배경에 대해 MBK파트너스가 산업 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부동산 매각에 집중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MBK의 홈플러스 인수와 차입매수 전략
MBK파트너스는 2015년 7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공동으로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하였습니다. 당시 MBK는 홈플러스와 관련 자회사들을 사들이면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MBK는 총 5조 8천억 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으며, 이 중 2조 4천억 원만이 자기자본이었고, 나머지는 인수 금융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조달되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전형적인 차입매수(LBO) 형태의 인수 방식이었습니다.
홈플러스의 구조조정과 매각
인수 이후 MBK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였습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16개 매장이 폐점되었으며, 매출 상위 지점도 포함되었습니다. 전국 1호 대구점, 대전 탄방점, 광주 계림점 등 상징적인 지점들도 사라졌고, 현재 전국 매출 1위인 부천상동점도 2024년 7월 폐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MBK는 인천가좌점을 비롯한 14개 매장의 부동산을 매각한 후 다시 임차하는 '매각 후 재임차(Sale and Leaseback)' 방식을 통해 1조 8,640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홈플러스는 주요 자산을 상실하고, 오히려 지속적인 임대료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에 빠졌습니다.
악화된 재무 상황과 적자 지속
이러한 전략적 운영 결과,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016년 3,091억 원에서 2018년 1,510억 원으로 급락하였고, 2021년부터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2023년에는 -1,994억 원에 달했습니다. 특히, 8년간 약 7,000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지출하면서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해 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운영된 매장의 리스료가 부채로 반영되면서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은 2018년 859%에서 2023년 3,212%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도 하락하였으며, 결국 기업회생 절차 신청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경쟁사와의 전략적 차이
MBK가 부동산 매각에 집중하는 동안 경쟁사인 이마트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이어갔습니다. 2015년 '이마트 타운'과 '일렉트로 마트'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2016년 '노브랜드' 매장을 론칭하였고, 2021년에는 G마켓과 스타벅스코리아의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e커머스와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으로 사업을 다각화하였습니다. 반면, 홈플러스는 2018년 일부 지점을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하는 소극적인 대응 외에는 이렇다 할 전략적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시각
전문가들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소홀히 했다고 평가합니다. 서강대학교 경영대 임채운 명예교수는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유통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으며, 오로지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에 집중한 결과, e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MBK는 애초부터 홈플러스의 핵심 부동산을 매각해 최대한 자금을 회수한 후, 인기가 없는 지점은 묶어서 저가에 매각하거나 청산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결론
홈플러스의 경영 위기는 단순한 산업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MBK파트너스의 인수 전략과 부동산 매각 중심의 운영 방식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는 지속적인 적자와 부채 증가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앞으로 홈플러스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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